퇴사하고 싶은데 못 나간다… 스톡옵션 세금이 발목 잡는 이유

스타트업이나 성장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스톡옵션은 보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연봉 인상보다 장기적인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실제 퇴사를 고민하는 순간, 스톡옵션은 보상이 아니라 제약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 보면 문제는 단순합니다. 아직 행사하지 않은 스톡옵션이 남아 있고, 퇴사하면 그 권리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권리 소멸보다 세금 구조가 더 큰 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금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퇴사를 미루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톡옵션을 보유한 직장인이 왜 세금 문제로 퇴사를 망설이게 되는지, 그리고 이 구조가 어떻게 개인의 선택을 제한하는지를 제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행사 시점의 과세 구조

스톡옵션은 주식을 받는 순간이 아니라, 옵션을 행사하는 시점에서 과세가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이때 과세 기준은 실제로 손에 쥔 현금이 아니라, 행사 가격과 주식의 시가 차이를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문제는 이 차익이 아직 현금화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직장인은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지 않았음에도 세금을 먼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특히 비상장 기업이나 유동성이 낮은 주식의 경우, 세금은 확정되지만 현금화는 불확실한 상태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구조가 퇴사 결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퇴사와 권리 소멸 조건


많은 스톡옵션 계약에는 퇴사 후 일정 기간 내에 옵션을 행사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옵션은 소멸되며, 장기간 근무로 쌓아온 보상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퇴사를 결심한 직장인은 짧은 시간 안에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행사 결정을 내리는 순간 세금 문제가 현실화됩니다.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권리를 잃고, 행사하면 현금 부담과 세금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선택지는 있지만, 어느 쪽도 가볍지 않은 상황입니다.


소득 구간 상승 문제

스톡옵션 행사로 발생하는 이익은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과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기존 급여 소득 위에 추가 소득이 더해지면서 세율 구간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습니다. 평소와 같은 연봉을 받고 있어도, 한 해에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체감 세금은 크게 늘어납니다.


이 구조에서는 스톡옵션이 장기 보상이 아니라 일시적인 세금 부담으로 인식되기 쉽습니다. 특히 퇴사 시점에 한꺼번에 행사가 이루어질 경우, 소득 집중 현상이 발생해 부담은 더욱 커집니다.


현금 유동성의 압박


스톡옵션의 가장 큰 문제는 세금과 현금 흐름이 어긋난다는 점입니다. 세금은 확정되지만 주식 매각은 제한적이거나 불확실한 상황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직장인은 대출이나 개인 자금을 동원해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선택에 놓이기도 합니다.


현금 유동성 압박은 단순한 재무 문제를 넘어 삶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거나 창업을 고민하던 계획이 세금 부담 앞에서 멈추는 사례가 반복됩니다. 스톡옵션이 오히려 이동성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이유입니다.


스톡옵션은 장기적인 보상을 목적으로 설계된 제도이지만, 현실에서는 세금 구조가 개인의 선택을 강하게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행사 시점 과세, 퇴사와 연동된 권리 소멸, 소득 구간 상승, 현금 유동성 압박이 겹치면서 퇴사는 단순한 커리어 결정이 아닌 재무적 판단이 됩니다. 스톡옵션을 보유한 직장인이 퇴사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구조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이해해야만 스톡옵션의 보상과 리스크를 보다 현실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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